이문세 옛사랑

설레는 노래는 설레지 않을 때까지 듣는다. 가수의 목소리와 모든 음율이 더이상 놀랍지 않을 때까지.

지하철 문 앞에 선 원숭이를 닮은 사내. 앞을 바라보는 귀가 동그랗다. 귓불을 덮을 정도로 높이 올려 감은 목도리 위에 손가락을 잔뜩 오그린 단풍 낙엽이 떨어져 있다. 동그란 그 귀 바로 뒤에 가만히 숨어있다. 사내는 검은 유리창을 들여다 보며 앞머리를 만지고 옷을 살피고 멋을 내지만 귀 뒤에 숨은 낙엽은 모른다. 그 귀 뒤에는 원숭이가 숨어도 모를 것 같다. 조금도 바스라지지 않은 낙엽 조각. 한번도 손이 닿지 않은 모양이다. 낙엽을 숨긴 귀가 동글동글 웃음을 터뜨릴 것 같다. 그 뒤에 늘어선 이들은 모두 낙엽을 알고 있다. 동그란 귀에 꽝꽝 울리는 이어폰을 꽂은 그 사내만 모른다.

by 콩피당 | 2009/11/27 12:15 | Live or eviL | 트랙백 | 덧글(0)

아침 출근

#1. 아침 출근길, 회사 3층 사무실까지 오르는 엘리베이터에 후리지아 꽃향기가 가득하다. 하지만 지금은 11월, 이렇게 강한 향을 남기는 후리지아가 있을리가 없다. 봄에 흔한 꽃은 겨울에는 매우 귀하다. 이것은 무슨 향기일까. 얼그레이? 얼그레이향이 오래되면 후리지아가 되던가. 아. 봄. 후리지아. 엄마의 꽃. 등산가고 싶다.

#2.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삶의 변명이 되어서는 안된다. 또 그 사랑들에게 삶을 변명하지 않도록 하자. 휘청거리더라도 올곧게.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로. 

by 콩피당 | 2009/11/26 09:58 | Live or eviL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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